바람타는 섬 은 농업의 비율이 낮은 제주도에서 상당한 경제적 비중을 지녔
던 잠녀들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주민들에게 있어 제주도를 지배하게
된 일본제국주의는 그전에 들어와 있던 조선시대 중앙의 관권과 조금도 다름없
는 외세였다 이 외세의 착취구조에서 맨 아래에 위치하는 것은 물론 잠녀이다
그들은 이중의 고통에 시달리지 않으면 안되었는데, 한편으로는 일제의 주구기
관인 해녀조합으로부터 착취를 당하면서도 물질을 해서 경제적으로 집안 살림
을 꾸려 나가야 하며, 다른 한편으로는 농촌 출신의 여자들과는 달리 남편으로
부터 하인으로밖에 대접받지 못했다 그들은 경제적 착취와 함께 여성으로서
심한 성적 차별을 동시에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